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놀랍게도 이게 바로 노래 제목이다.
솔직히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게 뭐야..?! 제목은 또 왜 이래?? 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비비라지만, 약간 난해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그 때 딱 한 번 듣고 나서는, 다시는 찾아 듣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고, 그래도 우리 비비 노래인데, 한번만 더 들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youtube에서 뮤비와 함께 감상했다.
아니 근데 이게 왠걸...인트로부터 귀에 착착 감기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노래를 외면했단 내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노래가 너무 좋았다.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뮤비 구성과 꽤 직관적인 스토리텔링 덕분에, 곡이 훨씬 흡입력 있게 나에게 다가왔다. 이후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생생하게 이 곡의 이미지가 그려지면서 음악이 훨씬 입체적으로 진화했다. 영상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내가 음원만 덜렁 듣고 바로 입덕한 곡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이 뮤비나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면서 그 곡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 곡을 들으면서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 또는 스토리를, 내가 알게 모르게 중요시 해왔던 것 같다.
구차한 변명은 여기까지 하고, 어찌되었든 처음부터 띵곡을 알아보지 못했던 나의 막귀와 유교걸스러움을 탓하며..
1.
비비는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이 있는 것 같다.
이번 노래에서 도박이라는 도발적인 주제를 잡은 것을 살펴보자. 비비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냥 쎄보일려고, 있어보여서, 허세 부릴려고 등의 이유로 이런 노래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비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고, 그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매개체가 "도박" 이기 때문에, "도박"을 이용하여 노래를 이끌어 간 것일 뿐이다.
이번 노래에서는, 살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유혹들을 도박에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참신하면서도 납득이 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도박만큼 유혹의 강렬함을 잘 대변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비비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재능있고 영리한 아티스트이다.
2.
비비는 보컬 자체만으로 매력이 넘쳐 흐른다.
섹시, 도발, 반항, 날카로움 등 예민하고 강렬한 강점들이 한데 섞인 듯한 보컬이다. 그래서 그런지 비비 노래를 듣다보면 "아슬아슬하다" 라는 느낌을 받곤 한다.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한 음, 한 음 기계처럼 정확하게 부르기 보다는 약간 흔들리는 편이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그게 바로 비비의 매력이고 다른 아티스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특징 덕분에, 특히 이번 노래의 risky 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낸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곡 초반에 오토튠 걸리는 부분을 참 좋아한다.
나는 여기를 걸고 쟤는 저년을 걸고 이부분하고
Risk it risk it risk it till the last dime 다음에 yeah 하는 부분
비비만큼 오토튠이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보컬이 또 있을까..!
3.
이번 곡은 뮤비마저 완-벽.
사실, 엄밀히 말해서 가사만 낭독해보면 별 내용이 없다. 그냥 단어들의 나열에 가깝다.
근데 뮤비에서는 그 각 단어들의 의미를 잘 살려서, 비비 주연의 느와르 장르 영화를 탄생시켜 버렸다.
뮤비를 통해, 노래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곡의 매력을 배로 증가시켰다.
고로, 이 노래는 꼭 뮤비와 함께 감상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bzvA8tx9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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