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애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밴드이다.
쏜애플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날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다. 천재라는 것은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구나..
쏜애플의 음악들은 전부 매혹적이며 독보적이고, 무엇보다도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밴드음악" 하면 마이너하다는 인상이 강한 편인데, 쏜애플의 음악은 대중적인 요소들도 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컬이자 쏜애플 핵심 멤버인 윤성현 님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명 "자궁 냄새" 발언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해당 사건으로 나도 한동안 쏜애플 음악들 듣지 않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깊게 다루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개인의 인성이 아닌 뮤지션과 그의 곡, 작품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간적으로 실망한 것은 맞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가 만들어 내는 곡들은 너무나 아릅다고 대체 불가하다. 이 점은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윤성현 님은 거의 모든 곡들의 작사, 작곡을 맡고 있는 듯 하다. 그냥 쏜애플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작곡도 작곡인데 내는 곡마다 가사도 예술이다. 한 곡 한 곡, 가사를 곱씹어 읽어보면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 같다. 확실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꽤 거친 단어들로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재능이 있다. 몽환적인 보컬도 압도적이다. 정말 그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독보적 타입의 보컬로 듣는 사람의 귀를 확 사로잡아 버린다.
밴드 소개는 이쯤하고, 그래서 오늘 추천하고 싶은 쏜애플의 노래는 바로 살아있는 너의 밤 이다.
일단 이 노래는 도입부에서 한 50% 정도 먹고 들어간다. 이토록 짜릿하고 강렬한 도입부가 또 있을까.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도입부에서의 벅찬 감동이 곡 내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다행히도 그런 나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예술적인 멜로디 전개와 미치도록 화려한 기타 리프트로 나를 계속 소름끼치게 해줬다.
가사도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강렬한 가사가 나온다.
오늘 어쩌면 너를 어딘가에 묻고 올지도 몰라
너의 밤이 모자랄 만큼 먼 곳으로 데려갈께
잔인하거나 기과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가사가 거의 다 이런식이며 나는 그러한 표현력이 마음에 든다.
은유적인 표현 같은데 사실적인 표현 같기도 하고, 지금 어떠한 상황일지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다. 노래를 다 듣고 나면, 이 노래의 주인공이라면 정말로 "너"를 땅에 매장해버리거도 남을 사람인 것만 같아 약간 으스스한 면도 없지 않다.
이 노래는 이제 그만 떠나보내고 싶은데 잊을 수 없는, 계속 생각나는 "너"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인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나한테서 도저히 지워낼 수 없는 "너".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다소 과격한 표현들로 처절하게 표현한다.
그러니 부디 내일은 살아나지 말아줘
너무 비관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각자의 인간관계를 되돌아 봤을 때 사소한 트러블 하나 없이 순탄했던 적이 있었을까? 관계를 유지하고 끊어내는 과정에서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고 이 노래는 아마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얘기하고 싶었던게 아니었나 싶다.
쏜애플 - 살아있는 너의 밤
https://www.youtube.com/watch?v=ExW_Rkq_dPk
music from playlist : https://open.spotify.com/playlist/1ZGkzIXqOn0RVlr2XcszlE?si=Ae1Q53eMTXCuiyfLfF-5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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