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정도 전에, 우연히 SBS에서 더팬 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뭐 하는 프로인지는 몰랐지만 사람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길래, 오디션 프로겠거니 하면서 아무생각 없이 틀어놨었다. 알고보니 평범한 오디션 프로는 아니었고, 연예인들이 직접 추천한 뮤지션들끼리 경쟁을 하는 구조였다. 노래 잘하는 사람 참 많구나...라는 생각으로 보는 와중에 윤미래,타이거JK 부부가 그들의 뮤지션을 추천하기 위해 화면에 나타났다.
그들의 등장만으로도 기대감이 크게 상승했다. 저 둘이 추천할 정도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의 뮤지션일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또한,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연예인들이 나왔을 때는, 정말로 좋아해서 추천한 뮤지션인건지 아니면 방송에서 억지로 스토리를 만들어 준건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었는데, 신기하게도 윤미래, 타이거jk 부부에게는 그러한 의심이 들지 않았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추천 뮤지션 비비가 등장하자마자, 저 셋은 정말로 각별한 사이구나 하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비비를 바라보는 윤미래, 타이거jk의 눈빛에서 마치 친딸을 바라보는 듯한 진심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둘이 비비라는 친구를 정말 아끼는 것 처럼 보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평범한 소녀였기 때문에 무대 시작전에 조금 긴장하는 듯해 보였다. 역시 일반인은어쩔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무대가 시작되었고 수줍은 그 소녀는 바로 사라져버렸다.
처음으로 불렀던 노래는 윤종신의 환생을 리메이크한 곡이었는데, 정말 비비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고 세련되게 재해석해서 불러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폭풍 가창력의 소유자는 아니었고, 음정이 살짝 불안정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이 모든걸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 음색이 정말로 독특하고 도발적이었다. 특히 얇고 가는 목소리에서 뿜어져나오는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의도적으로 음들을 흩뿌리면서 멜로디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었다. 음색도 음색이었지만 이미 공연을 많이 해 본 사람처럼 자신있게 무대를 활보하는 비비의 모습도 놀라웠다. 그 발칙한한 자신감과 무대 장악력이 나의 혼을 쏙 빼놓았다.
이후로 비비를 보기 위해서 더팬 방송을 손꼽아 기다렸고, 그 동안 비비를 향한 팬심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리고 비비의 첫 자작곡 무대를 보던 날, 나는 이 노래를 듣고도 비비를 사랑하지 않게 된다면 사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BIBI - Fly with me
https://tv.naver.com/v/5104101
tv.naver.com
인트로부터 좋았다. 도입부 목소리도 좋았고 가사도 좋았다. 비비의 영어 발음마저 완벽했다. 왜 좋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다들 그런 노래가 있지 않은가?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좋은 노래, 딱 듣자마자 이건 내 노래다, 하는 느낌이 드는 노래.
한 음을 길게 끌지 않고 사정없이 위아래, 좌우로 흔들어버리는 비비의 창법이 너무 좋다. 멜로디도 아름답다. 타지에서 힘들도 외로웠던 자신에 대한 노래라고 했는데, 그때의 슬픔과 쓸쓸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다. 노래에 심취해 연기하듯이 부르는 비비의 몰입력까지, 정말 완벽했던 무대였다.
baby 아 그대를 미소를 한번 볼 수만 있다면
Venus Earth to Mars Jupiter 데려가 줄 텐데
방송이 끝난 후 꽤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자작곡들을 바탕으로 가요계에서 한 획을 긋는 뮤지션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해본다.
music from playlist : https://open.spotify.com/playlist/1ZGkzIXqOn0RVlr2XcszlE?si=Ae1Q53eMTXCuiyfLfF-5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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